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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의대 증원 백지화는 억지주장… 의사들, 조건 없이 복귀하라"

입력
2024.04.22 16:00
수정
2024.04.22 16:0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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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이 느끼는 위급성·절박함 한계 넘어섰다"
간호사들 "무급휴직·임금체불·고용불안 공포"
"5월까지 증원 문제 해결 등 로드맵 제시해야"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진료 정상화 촉구' 보건의료노조-환자단체 공동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진료 정상화 촉구' 보건의료노조-환자단체 공동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환자단체가 의료계가 의정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는 '의대 증원 백지화'는 비합리적 고집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와 의사들의 느긋한 협상에 환자들은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며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2일 보건의료노조와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국회 앞에서 '진료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들은 자신에게 모든 것을 의탁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을 두 달이 넘도록 내팽개쳤다"며 "조건 없이 의료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의사들이 요구하는 '원점 재검토'는 누가 봐도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억지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단체들은 정부 또한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지난 19일 내년도 의대 신입생 자율모집 허용을 명목으로 내놓은 의대 증원분 감축안은 "너무 늦은 타협안"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타협안을 발표했지만 의료계로부터 거절당했다"며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찾도록 환자들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온 지난 두 달이 물거품이 됐다"고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 피해 사례도 공개됐다. 최희승 한국중증질환연합회 간사는 "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가 취소되고 수술 후 추적검사도 연거푸 연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간사는 "이전에는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말기암 환자에게도 다른 항암이나 치료방법을 권했지만, 최근엔 호스피스 병동을 제안하거나 더 이상 방법이 없으니 내원하지 말라고 한다"고 전했다.

의사들이 떠난 자리를 메우고 있는 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이은영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 지부장은 "바쁠 때는 추가 인력도 주지 않고 뺑뺑이를 돌리더니, 이젠 경영이 어렵다며 무급 휴직·휴가에 병동 폐쇄, 임금 체불과 고용 불안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의사 업무가 타 직종에 전가돼 전전긍긍하는 건 일상이고, 교수들이 사표를 던질까 눈치까지 보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정부가 의료개혁 갈등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환자들이 느끼는 위급성과 절박함, 공포는 한계를 벗어났는데도 아직까지 느긋한 정부와 의료계 모습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수시모집 요강이 확정되는 5월 말까지 의대 증원 문제를 해결하고,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9월 전까지 필수· 공공·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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