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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조현우 활약에 8강 진출 성공했지만...'스리백' 실패·체력 부담 등 위태로운 '외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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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가 2023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탈락 위기를 간신히 벗어나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외줄타기'를 하듯 위태롭기만 하다. 골 침묵이 길었던 조규성(미트윌란)과 김승규(알 샤밥)를 대신해 긴급 수혈된 조현우(울산 HD)가 사우디전에서 살아났음에도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하면 여전히 시원한 승리 없이 힘겹게 고비를 넘겨왔다. 클린스만호의 첫 '스리백' 실패와 늘어난 옐로카드 10장, 짧은 휴식 시간으로 인한 체력적인 문제까지 더해져 결승까지 가더라도 '꾸역승(꾸역꾸역 힘들게 승리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와 경기에서 전·후반 90분 1-1로 비긴 후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 끝에 4-2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2월 3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안컵 8강전을 갖는다.
조규성과 조현우가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클린스만호를 구해냈다. 조별리그 3차전까지 선발 출전했으나 골이 없어 질타를 받던 조규성은 0-1로 뒤지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 헤더골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조규성은 방송 출연과 긴 머리 등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들먹이는 일부 팬들의 비난으로 맘고생을 했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같은 경기장에서 결국 일을 내며 비난 여론을 잠재웠다.
조현우도 김승규가 십자인대 파열로 대표팀에서 소집해제되자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 투입됐다. 요르단전(2-2 무) 2실점, 말레이시아전(3-3 무) 3실점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던 조현우는 사우디전 승부차기에서 2골을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으로 한국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두 사람의 부활은 반가운 일이지만 결승까지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우선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부임 후 처음으로 '포백'이 아닌 '스리백'을 선보였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스리백'은 수비진의 부상과 더불어 쌓여가는 옐로카드에 따른 변칙 포메이션의 일환이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 정승현(울산 HD)을 스리백으로 두고, 양쪽 풀백 설영우(울산 HD)와 김태환(전북 현대)을 수비 가담 시 '파이브백'으로 전환토록 했다. 이기제(수원 삼성)와 김진수(전북 현대) 등 수비수들의 부상과 함께 조별리그에서 보인 수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후반 시작하자마자 1분 만에 실점하면서 다시 포백으로 돌렸다. 훈련을 통해 스리백을 과감히 선보였으나 역시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추는 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스리백 포메이션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3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 전 취재진과 만나 "스리백 같은 경우는 감독으로서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날 사우디전에서 전반 우리팀은 조직적으로 엄격하고 진중하게 경기에 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리백을 활용하면서 분명히 좋은 장면도 있었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 또 스리백을 가동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수비수 김영권(울산 HD)이 옐로카드 1장을 더 추가하면서 호주와 힘겨운 싸움이 예고됐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직까지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고 누적은 8강까지 지속되고 4강에선 리셋된다. 하지만 이강인(파리 생제르맹)마저 경고를 받아 손흥민 조규성 이재성(마인츠) 등 주전 공격수들이 위축될 위험에 빠졌다.
이제 관건은 '토너먼트=체력전'이다. 한국은 연장전까지 120분 혈투를 벌이고도 단 이틀만 쉬고 8강전에 돌입한다. 반면 호주는 지난 28일 인도네시아와 16강전을 치르고 가장 먼저 8강에 진출했고, 나흘이나 휴식 시간을 가졌다. 한국보다 53시간의 휴식이 더 주어진 것. 더군다나 호주는 남다른 피지컬로 몸싸움에 능하고,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에서 불과 1실점만 했을 정도로 수비력이 막강하다. 한국엔 체력적인 부담이 4강 진출의 걸림돌로 부상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53시간은 적은 시간이 아니다. 다만 한국이 120분 혈투 끝에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오늘의 승리가 긍정적인 분위기로 많은 에너지를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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