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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자 “하마스의 민간인 공격, 이슬람 명령 위배”… 이례적 공개 비판

입력
2023.10.21 17:41
수정
2023.10.2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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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키 왕자 미국 강연서 발언
BBC "사우디 왕실 생각 보여줘"

20일 이스라엘 남부 도시 스데로트에서 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지역 모습.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당해 연기에 뒤덮여있다. 스데로트=AFP 연합뉴스

20일 이스라엘 남부 도시 스데로트에서 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지역 모습.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당해 연기에 뒤덮여있다. 스데로트=AFP 연합뉴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 양측 모두를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투르키 알 파이살(78) 사우디 왕자는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 라이스대 연설에서 “이 분쟁에 영웅은 없다. 희생자만 있을 뿐”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공개 비판했다. 아랍권 국가 관계자가 하마스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건 이례적이다.

투르키 왕자는 하마스에 대해 "연령, 성별을 가리지 않고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이는 민간인을 해치지 말라는 이슬람 명령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가자지구 내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폭격과 이들을 강제로 시나이반도로 몰아넣으려는 시도를 규탄한다"고 했다.

BBC는 이번 발언이 “사우디 왕실 고위 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솔직했다”며 “이는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대한 사우디 지도부의 생각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지표로 널리 인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20년 넘게 사우디 정보국장을 역임했던 투르키 왕자는 사우디 내에서 널리 존경 받는 원로 정치가로 알려져 있다.

앞서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전화 회담에서 "사우디는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을 표적 삼는 것이 극악무도한 범죄이자 잔혹한 공격이라고 간주한다"면서도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폭력 사태의 확대를 막아 지역과 세계의 안보와 평화에 위험한 영향을 주지 않도록 국제적·지역적 노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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