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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구조 릴레이'...화물차 기사가 구한 공무원이 3명 더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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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지하차고 사고 당시 화물차 기사에게 구조된 생존자 3명 중 한 명이 거센 물살에 휩쓸리던 다른 사람 3명을 또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 생존자 9명 중 7명이 생사기로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은 것이다.
19일 YTN,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충북 증평군청 공무원인 정영석(45)씨는 지난 15일 출근길에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진입했다. 하지만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량 창문으로 탈출했고, 물은 순식간에 턱밑까지 차올랐다. 이에 차량 지붕에 올라가 지하차도 천장의 철재 구조물을 잡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는 "간신히 (지하차도 밖으로) 나왔는데 200m를 잡고 이동하다 보니까 몸에 힘이 없어서 수영을 할 수가 없었다. 기운이 빠져서. 꼬르륵꼬르륵해서 죽기 직전이었다"며 "마침 스티로폼, 목재 합판 같은 게 둥둥 떠다녀서 일단 그걸 잡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화물 트럭 기사분이 통로 박스 위 난간에서 다른 분을 막 구해주고 계셨다"며 "저도 그분이 구해주셨다"고 말했다.
화물차 기사의 구조로 난간 위에 올라가 한숨 돌렸을 때 "도와달라"는 여성들의 외침을 들은 정씨는 이들 3명을 구조했다. 지난 16일 한 생존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남색 셔츠 입으신 남자분이 제 손 잡아가지고 난간에다가 같이 이렇게 잡아주셨다"고 말했는데, 그 '남색 셔츠 의인'이 바로 정씨였다. 정씨는 철제 구조물을 잡고 바깥으로 나오느라 손바닥 여러 곳에 상처가 난 상태였다.
정씨를 구조한 화물차 기사는 유병조(44)씨다. 유씨는 자신의 14톤 화물차 지붕에 대피해 있다가 20대 여성과 남성 2명을 구했다. 이 중 한 명인 정씨가 구조 직후 3명을 구하면서 절체절명의 순간에 구조 릴레이가 이어진 것이다. 유씨는 20대 여성이 "힘이 없다. 제 손 놓으라"고 했는데도 끝까지 잡고 구조해준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
정씨는 유씨에 대해 "화물차 기사분이 저를 꺼내주셔서 감사드리면서 연락처라도 좀 달라고 (했다.) 그런데 끝까지 안 주시더라"고 말했다.
정씨는 그러나 희생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천장 철재 구조물을 잡고) 제가 이동하기 시작하고 다른 분들도 저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계셨던 남자 한 분이 안타깝게 못 따라오시고 휩쓸려서 돌아가신 것 같다"며 "너무 급작스럽게 너무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고 그래서 계속 생각이 나다 보니까 조금 마음이 좀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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