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7~8일 방한 정상회담 개최... 한일 '셔틀외교' 본격 가동

노다 이후 12년 만에 한국서 정상회담

윤석열(왼쪽)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소인수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도쿄=서재훈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윤 대통령이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해법을 들고 지난 3월 일본을 방문해 정상 간 교류 재개 물꼬를 트자, 기시다 총리가 조기 답방으로 화답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서울 방문 이후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다.

대통령실과 일본 외무성은 2일 기시다 총리 방한 소식을 동시 발표했다. 실무 방문 형식이며, 김건희 여사가 지난 방일 때 동행했던 만큼 이번 방한에는 기시다 유코 여사도 동행한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은 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7, 8월쯤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 이후 한미일 3국의 전략적 공조가 급물살을 타면서 시기가 앞당겨졌다.

한일 정상회담은 기시다 총리 방한 첫날인 7일 열린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지난 3월 합의한 양국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북핵 위협에 맞서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기시다 총리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등 과거사 문제에 진전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과거사 문제가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지 여부는) 협의를 지켜봐야 한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공동기자회견, 만찬, 친교행사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두 정상이 지난 회담에서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스키야키 식당과 오므라이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와 '화합주'를 마시며 가까워졌던 만큼 이번 방한의 친교 일정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외교는 상호주의가 중요하다"며 "기시다 총리 내외가 1, 2차에 걸친 친교시간을 준비해 줬으니 이를 감안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에는 기시다 총리가 국내에서 별도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도 방일 이튿날 일본 경제인들을 만나 한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행사 등을 별도로 소화했다. 유코 여사도 방한하는 만큼 김 여사와 별도의 친교행사도 예상된다.

한편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3일 한국에서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한일 안보실장 회담 및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경제안보대화를 개최한다. 조 실장과 아키바 국장은 기시다 총리 방한 준비, 한일관계 전반, 북한·역내·국제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