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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교위, 정파성 벗고 새 교육과정 심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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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부터 적용되는 ‘2022 초·중등학교 및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안이 ‘자유민주주의’ 표현은 들어가고 ‘성소수자’ 용어는 빠진 채로 6일 국가교육위원회에 상정됐다.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행정예고안과 대동소이하다. 보수색을 입히고 보편적 가치는 외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파성이 뚜렷한 위원이 다수인 국교위가 과연 균형 잡힌 심의를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크다.
개정안은 역사 교과의 경우 ‘민주주의’ 외에 ‘자유민주주의’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함께 사용하도록 했다. 교육과정심의회에서 전문가 대부분이 자유민주주의 사용을 반대했는데도 교육부가 행정예고안에 반영하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주 언급해온 용어다. 사회 교과에선 ‘노동자’가 ‘근로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자유 및 사회적 책임’으로 변경됐다. 지난해만 해도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를 교육과정에 포함하겠다”던 교육부가 정권이 바뀌자 반대로 움직이며 논란을 자초했다.
사회와 도덕 교과의 ‘성소수자’ ‘성평등’ 표현은 각각 ‘성별·연령·인종·국적·장애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뀌었다. 인권 존중과 다양성 인정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간과한 퇴행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이 나서서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교실에서마저 구조적, 제도적 차별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사회적 합의기구로서 첫발을 떼는 국교위의 책임이 막중하다. 한 달도 안 남은 심의 기간 동안 치열한 논의를 거쳐 학생들에게 올바른 지식과 균형 잡힌 시각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과정안을 만들어야 한다. 보수색 짙은 인사들이 포진한 구성에 쏟아지는 우려를 국교위는 경청하기 바란다. 국교위법 제1조에는 국교위가 확보해야 할 핵심 가치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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