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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아도 빚 못 갚는 38만 가구, '시한폭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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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40% 이상을 빚 상환에 쓰면서도, 집을 비롯한 모든 재산을 처분해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가구가 38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이런 처지의 가구를 ‘금융부채 고위험’으로 분류하는데, 전체 금융부채를 진 가구 가운데 3.2%다. 이들 고위험 가구의 부채는 69조4,000억 원에 달한다. 또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소득 하위 30%나 신용점수 664점 이하의 저신용 대출자를 의미하는 ‘취약 대출자’는 6.3%로 대출총액은 183조 원이다.
올해 들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이들 취약계층의 대출 상환 능력이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대출이자가 6조5,000억 원 증가하고, 이 중 취약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3,000억 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을 고려하면, 취약층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
취약 대출 가구가 금융 불안을 촉발할 시한폭탄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당국과 금융기관의 대응은 부족하다. 안심전환대출이 대표적이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해 주는 정책인데, 초기 신청자가 적어 자격을 확대했는데도, 전체 예산의 9% 정도만 신청됐다. 신청 기준이 까다롭고, 금리는 기대보다 높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대출이 반년 새 85조 원 증가하며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것도 또 다른 시한폭탄이다. 늘어난 대출이 금리가 높은 비은행 위주여서 더욱 위험하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취약 대출자와 상당 부분 겹치는데, 영세 자영업자 비중이 절대적인 숙박음식업의 경우 올 상반기 대출잔액이 26.3%나 증가했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만기 연장이나 상환유예 새출발기금 같은 금융 지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더욱 적극적인 재정지원과 과감한 부채경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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