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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첫날 '감사원 文 조사·순방 논란' 최대 이슈…곳곳에서 난타전·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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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4일 시작됐다. 국감 첫날부터 여야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한 감사원의 문재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요구,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외교 실패와 비속어 논란 등 민감한 이슈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충돌했다. 외교안보 분야뿐만 아니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늑장대응' 논란,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대통령 집무실 이전 비용 논란 등을 놓고 상임위 곳곳에서 고성이 오가고 파행이 속출했다.
이날 여야 공방이 가장 격렬했던 상임위는 국방·외교통일위원회였다. 국방위에서는 특히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 요구로 여야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이 마치 문재인 대통령에게 혐의가 있는 것처럼 '정치적 낙인찍기' 감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같은 당 설훈 의원도 "윤석열 정부가 코너에 몰려 있다 보니 문 전 대통령에게 초점을 맞춰 (국정운영 위기를) 피해 가려는 방편으로 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의 정당한 업무를 정치탄압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문 전 대통령 서면조사가 쟁점으로 부각되며 개의가 미뤄졌다. 이날은 감사원이 피감기관이 아니었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노트북 뒤편에 '정치탄압 중단하라!'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을 붙이며 감사원에 대한 항의를 표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도 '정쟁국감 NO 민생국감 YES'라 적힌 팻말을 붙이며 실랑이를 하다 당초 오전 10시 시작 예정이었던 회의는 50여 분이나 지연됐다.
윤 대통령의 '외교참사' 논란은 법사위 국감장에도 등장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이 "올해의 사자성어는 100% '양두구육'으로 생각했는데, 최근 '휘바이든'이라는 신조어가 생겨 각축을 벌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에서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해명한 일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MBC의 조작된 자막으로 국민 60% 이상이 '바비큐 효과(각인 효과)'를 받았다"고 항변했다.
외통위는 '외교참사' 논란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퇴장을 요구하고 나서고 국민의힘 측이 '정치공세'라며 반발하면서다. 한바탕 소동으로 정회한 뒤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박 장관의 사퇴를 재차 촉구했다. 외통위는 회의 속개 후에도 윤 대통령의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발언'이 담긴 영상을 국감장에서 상영할지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다 다시 정회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박 장관은 "사적 발언을 언론이 완전히 다르게 보도했다"며 윤 대통령을 엄호했다.
이 밖에도 곳곳에서 전임 정부와 현 정부를 겨냥한 여야 난타전이 일어났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미국 IRA 대처를 '늑장대응'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쳤다. 양이원영 의원은 "외교참사로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됐지만, 우리나라 경제 타격으로 보면 산업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더 맞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탈원전 정책과 태양광 사업을 비판하면서 역공을 펼쳤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서는 영빈관 신축 예산 논란 등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비용 문제가 공방의 소재였다. 민주당 측은 이전 비용이 모두 1조 원이 넘는다고 주장하며 "무리한 이전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5년간 사회 양극화 심화 등 경제정책의 실패를 저격했다. 윤영석 의원은 "문재인 정부 동안 소득 하위 20%는 순자산 실질 증가율이 1%인 반면, 상위 20%는 28.95%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방위에서 윤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이었던 대통령실 이전을 때리며 '국감 데뷔전'을 치렀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 이전을 옹호하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향해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자식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고 쏘아붙였다.
교육위원회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채택된 증인들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참해 야당이 강하게 성토했고, 교육부 장관의 공석 문제로 '맹탕국감' 논란도 불거졌다. 여야 의원들은 '날치기 증인처리 원천무효' '김건희 논문표절 증인들은 출석하라'는 문구가 쓰인 팻말을 각자 노트북에 붙인 채 질의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여사의 의혹에 맞서 "이재명 대표의 석사논문도 표절이었다"고 응수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이스타항공 채용 비리' 사건이 쟁점으로 부상하며 격론이 오갔다. 국감장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사건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양기대, 이원욱 민주당 의원 등이 연루됐다며 실명을 거론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윤리위원회에 제소해야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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