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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인적 쇄신" 압박에도... 尹은 참모 다독이며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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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 체제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 위기를 극복하려면 여당뿐 아니라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도 불가피하다는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마지막 카드'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건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탈출을 위한 근원 처방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현 시점에선 인사를 통해 비서실 구성을 바꿀 뜻이 적은 것 같다"고 했다. 지난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이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느낀다'는 고민을 토로하긴 했으나, 윤 대통령이 이를 다독였다는 후문이다. 이 관계자는 "참모진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먼저 물러나겠다고 말씀드리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인적 쇄신에 신중한 배경엔 빼곡한 국정 스케줄이 있다. 새로운 참모진을 기용하면 각종 정책과제 이행은 물론 국정 운용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어서다. 이달에만 8·15 광복절 특별사면과 광복절 경축사, 취임 100일(17일),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등이 예정돼 있다. 다음 달 정기국회에선 거대 야당을 상대로 새해 예산안을 협의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윤 대통령이 참석을 검토하고 있는 외교 행사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인적 쇄신은 인사 검증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지 않다. 이미 1기 내각 구성 과정에서 '서오륙남(서울대·5060세대·남성)' 편중 인사와 검증 부족 논란이 있었던 만큼, 새로운 인재 기용이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공석인 보건복지부 장관·공정거래위원장도 낙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대통령의 고민이 깊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구상했던 '슬림한 대통령실'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사례가 누적되고 있는 것은 더욱 큰 부담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3실 8수석 체제에서 정책실장과 3수석(민정·인사·일자리)을 폐지해 2실(비서실·국가안보실)과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구조로 만들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책실장의 공백이다. 대통령실이 각 부처 간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교육부의 취학연령 하향은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통합)의 한 축인 보건복지부와 조율 없이 발표해 혼선을 키웠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책임장관제를 지향해 대통령실에서 지침을 내리기보다 개별 장관이 주체가 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 부처가 제시한 안건의 옥석을 가리거나 다듬는 작업을 사실상 손놓고 있다는 뜻과 다름없다.
민정수석 폐지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건진법사'로 알려진 무속인 전모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과시하며 고위 공무원과 기업인 등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전씨가 민간인이기 때문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나설 방법이 마땅찮다. 사저 관련해서도 논란이 나오고 있지만 대통령 측근을 감시할 특별감찰관도 임명하지 않은 상태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논란도 여전히 부담이다.
이에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러 문제 제기에 대해 귀 기울여 듣고 있지만 이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지 않느냐"며 "대통령도 휴가에서 복귀할 때 국민들에게 전할 첫 메시지를 고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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