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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재명 단일화" 군불에도... 97세대 주자들 간 온도차

입력
2022.07.21 18:00
수정
2022.07.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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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박용진, 단일화 선언 찬성
강훈식·박주민, 다소 유보적 태도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오대근 기자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 모임 주최 민주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의원.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경선(28일)에 앞서 후보 단일화 이슈가 수면에 떠올랐다.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생) 주자뿐 아니라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모든 주자들이 참여한 단일화를 통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를 견제하면서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 의원을 제외한 7명의 주자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이재명 대세론'을 위협할 변수가 될지는 다소 불투명하다.

강병원·박용진 "모두 다 함께 단일화 선언"

97세대 주자인 강병원 의원은 비이재명(비명) 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일화를 공개 제안했다. 그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대표 후보 3인을 추리는 28일 컷오프 이전에 '본선 단일화 공동선언'에 동참해달라"며 "누가 본선에 진출해도 한 명의 후보로 단일화하고,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밝혔다. 97세대 주자뿐 아니라 김민석·설훈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을 포함한 단일화 제안이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재선의원 모임 주최로 열린 97세대 후보 토론회에서도 "이재명 의원을 제외하고 7명이나 나왔다는 것은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때 위기감을 누구나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컷오프 이전에 단일화 함께 하자는 선언하면 어떻겠나. 이후에 둘이든 셋이든 살아남으면 단일화해서 97세대가 출마한 배경을 실현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이재명 의원은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쇄신의 대상"이라며 "컷오프 전이든 후든 혁신과 쇄신의 방향으로 스크럼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도 "앞으로 함께 민주당을 책임져 갈 우리 세대 동지들이 '혁신 단일화'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딛었다"고 밝혔다.

강훈식·박주민 "컷오프 전 단일화 가능한가"

이른바 '양강(강병원·강훈식) 양박(박용진·박주민)'으로 불리는 97세대 주자 사이에선 단일화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왔다. 박주민 의원은 "단일화에 대해 열려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가치라든지 당 혁신 방향에 있어 접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서도 "컷오프까지로 못 박고 무조건 (단일화 선언을) 하자는 것이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강훈식 의원도 토론회 후 "지금은 비전을 낼 시간이라고 본다"며 "현실적인 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컷오프 전 단일화) 논의가 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컷오프 이후에는 당연히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일부 비(非)97세대 주자들도 단일화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취재진에게 메시지를 통해 "단지 누군가를 반대할 목적의 단일화는 당원과 국민에게 어떤 감동과 희망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단일화 제안을 반대했다. 김민석 후보도 전날 라디오에서 "단일화라는 공학적인 것이 앞서는 것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단일화 성사 불투명에... 파급력 전망도 분분

이러한 견해 차는 각 주자들의 이 의원과 친소관계와 맞닿아 있다. 이 의원과 가까운 박주민 의원과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던 강훈식 의원은 비이재명 후보 단일화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날 토론회에선 강병원 의원은 "박주민 의원이 이재명 의원의 러닝메이트라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예비경선 후 어떤 식으로든 이 의원과 1대 1 구도가 형성될 경우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과 함께, 후보들 간 단일화에 대한 미지근한 반응을 근거로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의원의 대세론이 점점 굳어지는 상황에서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이변이나 흥행을 이끌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단일화 선언이 이뤄진다고 해도 대세론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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