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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보다 더한 지뢰밭 이준석식 '자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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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표의 진짜 위기는 윤리위원회가 아니라 그의 정치 방식에 대한 우려와 회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가까이에서 보아 온 당 관계자들은 최근 이 대표가 처한 위기의 원인을 이같이 진단한다. 윤리위는 계기일 뿐, 이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진짜 배경은 '이준석표 자기정치'의 한계에서 왔다는 얘기다.
1년여 전 보수정당의 간판이 된 이 대표는 '문제해결'보다 '문제제기'에 치중해왔다. 10년 가까이 방송 패널로 익혀온 공격수의 본능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이슈에서도 그가 자처한 역할은 공격수다. 최근 전장연의 4호선 출근길 시위가 재개되자 그는 또다시 독설을 퍼붓고 있다. 지난 2일엔 페이스북에 "무릎 꿇고 전장연과 연대하자던 분들이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기를 기대한다"며 "세 달 전 토론과 여론전으로 대응할 때 뒤통수치던 분들이 왜 나서지 않느냐"고 비꼬았다.
전장연 시위가 출근하는 시민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여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건 문제제기를 넘어 갈등을 조율하는 해결사 역할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보완 입법의 필요성을 인정했던 내용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의 이동권에 더 배려하지 못한 우리의 무관심을 되돌아보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는 단계로 나아갔어야 한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정치권은 이런 (전장연) 이슈에 자신감을 갖고 다루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보수전사 이미지 쌓기에만 몰두하는 사이 국민의힘 내에서는 해법을 모색하려는 시도조차 사라졌다. 관련 의원실에선 "대표실과 입법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말한다.
며칠째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과 백브리핑을 거부하고 있는 이 대표가 최근 하루에 2번꼴로 쏟아낸 페이스북 게시글들은 주로 윤핵관과 안철수 의원 등 경쟁자들을 향한 공세다. "칼을 빼고 달려오는 사람과 무슨 타협을 할 수 있겠냐"며 자신을 '피해자'의 위치에 놓는 듯한 발언도 주로 한다. 하지만 난맥상에 가까운 집권당 내홍의 상당 부분은 이 대표의 거친 공격수 본능에서 기인했음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이미 당 안팎에선 "이준석 리더십으로 인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당의 역할은 사라지고 매번 싸움만 한다는 이미지를 국민들께 주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이런 분위기라면 오는 7일 성상납 의혹 문제를 다룰 윤리위 회의 결과 '생환'한다 해도 위기의 끝이 아니다. 야당 공격수에서 갈등을 조정할 집권여당 대표로 정체성을 확 바꾸지 않으면 이 대표의 '자기정치'는 설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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