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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살인 메시지 담긴 폰 남편 장례 핑계로 제출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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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군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이은해(31)가 2019년 남편 사망 당시 휴대폰을 제출해 달라는 경찰의 요구를 세 차례 연속 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용의점이 없다는 이유로 휴대폰을 강제로 확보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수사에 나선 검찰이 이씨와 내연남이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한 정황을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드러나, 수사 초기 경찰이 이씨의 휴대폰을 열어보지 못했던 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9년 6월 30일 남편 윤모(당시 39세)씨가 4m 높이 계곡 절벽 위에서 뛰어내려 숨지자 남편 사망 다음 날(7월 1일) 가평경찰서로부터 휴대폰 임의제출 요구를 받았다.
경찰은 당시 윤씨 유족으로부터 “이은해가 남편 명의로 거액의 생명보험에 가입해 계획 범행이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남편의 장례를 치르려면 휴대폰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대며 내놓지 않았다.
경찰은 14일 이후 또다시 이씨에게 휴대폰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씨는 “휴대폰이 없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볼 수 없다”며 재차 거부했다. 특별한 직업이 없는 이씨는 당시 경찰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한 차례 더 휴대폰 제출을 요구했지만, 세 번째 요구에서 이씨는 “가방을 잃어버려 휴대폰도 함께 분실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당시 가평서는 이씨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는 등의 강제 수사에는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내연남 조현수(30)의 휴대폰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았다. 윤씨 사망 당시 현장에 있던 일행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나, 고의로 밀치는 등의 타살 혐의점이 나오지 않은 데다 윤씨 휴대폰 분석에서도 아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이 말하는 이유다. 경찰은 결국 같은 해 10월 19일 윤씨 사망 사건을 변사로 종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시작된 검찰의 재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이전에도 윤씨를 살해하려 한 정황이 확인됐다. 재수사에 착수한 인천지검은 이씨와 조씨의 휴대폰을 분석해 이들이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은 메시지를 복원했다. 이 메시지를 보면 ‘복어 피를 이만큼 넣었는데 왜 안 죽지’ 등의 대화가 확인된다.
결국 애초에 경찰이 휴대폰을 통해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이 수사 장기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엔 범죄 혐의점이 명확하지 않아, 강제수사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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