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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폐지" 쐐기에 얼어붙은 여가부… 달랑 30분 주어진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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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인데 그럼… 내가 선거 때 국민에게 거짓말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24일 '여가부 폐지는 그대로 진행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렇게 답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여성가족부 업무보고 하루 전날 또 '쐐기'를 박았다. 거듭 폐지를 못 박는 당선인 의지는 다음날인 25일 인수위 여가부 업무보고 분위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시간 정도 진행되는 다른 부처와 달리 30분 만에 끝이 났다. 이 '30분짜리 업무보고'는 부처 폐지를 포함한 당선인 공약에 여가부가 공식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통로였다. 이제 논의는 인수위 주도로 진행된다.
이날 인수위와 여가부 등에 따르면 지금의 '여성가족부' 간판을 떼는 건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도 "여가부란 이름으로 존치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의의 축은 여가부 존치 혹은 폐지가 아니라 △업무를 쪼개 타 부처로 이관한 뒤 아예 사라지느냐 △성평등 핵심 업무만 남긴 대체 조직을 신설하느냐 △아동, 노인 등 연관 정책을 가져와 통합형 새 부처로 확대 개편하느냐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여가부도 업무보고에서 조직개편 방향성 의견을 내긴 했다. 여가부가 속한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어떻게 발전, 개편할지에 대한 부처 입장은 있었지만, 위원들끼리 아직 정리가 안돼 말씀드릴 수 없다"며 "여성단체 간담회 등을 통해 정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가부는 초극비로 준비한 업무보고가 단시간 내 끝나자 얼어붙은 분위기다. 내부적으로는 사업 지속 필요성을 강조하려 했다고 전해진다. 저소득 한부모, 청소년 부모, 다문화 가족, 학교 밖 청소년 등 타부처에선 주목받지 못하지만 분명 수혜자가 있는 차별화 정책과 성과 위주로 전담조직 필요성을 내비치는 '우회전략'을 준비했다는 전언이다.
정부 관계자는 "간접적으로나마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는 걸 전달하려 했는데 30분 만에 끝났다는 건 보고서만 전달하고 나온 셈"이라며 "허탈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했다. 그는 "타 부처는 공무원 추가 파견도 계속하고 있는데 여가부는 완전 차단당하는 느낌"이라며 "사업 지속성이 확보되는 개편을 유도하는 게 최선이라고 봤지만, 내부에서도 이미 손을 떠났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연이은 홀대에도 여가부는 별다른 입장 표명이 없다. 그 배경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손익 계산과 여가부 폐지론이 맞물린 상황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계속해서 폐지를 반대하고, 여성계 반발도 극심하다. 당장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등 643개 단체는 이날 "국가 성평등 정책을 전담할 독립 부처가 필요하다"며 "입법권과 집행권, 국무회의 의결권이 주어져야 부처별 성평등 정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총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여가부는 대리 여론전에만 기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여성계 한 관계자는 "인수위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중심으로만 여성 정책을 보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처럼 여가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간 자칫 출산, 돌봄 등 성 역할 측면만 다루는 쪽으로 정책이 쪼그라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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