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반성문' 채이배 비판에...박용진 "반박은 해도 입 막음은 안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선 패인, 문 정부 실정 외에 후보 자질문제도 있어"

더불어민주당 박용진(가운데) 의원실 주최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선이 한국정치에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박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의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사에 반성문을 써야 한다"는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의견이 다르면 반박할 수 있지만 아예 입을 떼지 못하게 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당내 논란과 반발이 있기는 한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면서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비대위에서 내보내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는데,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채이배 의원과 의견이 다르면 반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의 입을 막는 방식으로 아예 입을 떼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논쟁이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면서 "논쟁이 되는 것은 좋은데 면박 주고 이런 방식으로 가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대선 결과 평가에 대해 "채이배 의원과 결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에 문제점이 생겼고 이번에 선거에서 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의 자질과 능력에 대한 문제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책임론 외에 이재명 후보 책임론도 추가로 제기한 것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감과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는 당 지지자들이 탈당하거나 투표하지 않거나 투표장에서 다른 후보를 찍거나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를 면밀히 찾아보고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새 선출 원내대표 중심으로 다시 짜야...이재명, 자숙의 시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호중 비대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금의 비대위가 아니라 25일 선출되는 새로운 원내대표가 절차적으로도 민주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새로운 권위와 권한을 갖게 되니 재구성 권한을 갖자는 것이 저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질서 있는 수습을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지금 당이 뭔가 내부적으로 논란이 생기고 진행되는 것이 새로운 에너지를 형성하는 게 맞다"며 "질서 있는 수습을 하다가 또 패배를 당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대선에서 패한 이재명 상임고문의 조기 등판론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성급한 이야기"라면서 "당도 이재명 후보도 패배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부분들을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시기이고, 자숙의 시기"라고 반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