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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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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지지자들은 지지하지 않는 후보의 거짓말에만 예민한 듯하나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거짓말에서 뒤질 게 없다. 거짓말을 가장 많이 하는 후보가 이 후보라는 응답이 51.9%, 윤 후보는 44.5%라는 조사(리얼미터) 결과도 있다. 거짓말 대선이라 할 만하다.
□ 이 후보는 자주 말을 뒤집으면서 오해라고 덮어씌운다. 대표 정책이라 할 기본소득을 놓고 “1호 공약 아니다” “당연히 한다”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 한다는 뜻”이라고 오락가락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일방적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 “입법이 필요하다” “곡해를 없애는 게 더 중요하다”고 얼버무렸다. 선명함을 지워 중도 이미지에 기여했는지 모르나 진심을 반문케 했다. 함께 사진 찍은 대장동 사업 관련자를 “모른다” 하니 의심스럽고,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 했더니 정말 존경하는 줄 안다”고 말해 말의 무게를 떨어뜨렸다. 이 후보가 파격적 공약을 발표해도 반응이 긴가민가 하는 것은 스스로 신뢰를 파먹은 결과다.
□ 윤 후보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고 자기 말을 부정한다. 지난해 외교안보 공약 발표 때 “미국에 핵 공유와 전술핵 배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으면서도 최근 TV토론회에서 “핵 공유를 말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역시 “너무 비현실적이다. 비현실적 제도는 철폐하겠다”고 철폐할 뜻을 비춰놓고는 “그런 이야기 한 적 없다”고 했다. 한미일 동맹이 필요하다며 “유사시 (일본군이) 들어올 수 있지만 그것을 전제로 한 동맹은 아니다”라는 윤 후보의 발언은 충분히 문제가 되는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작”이라며 발언 자체를 부정한다. 윤 후보가 자기 말의 의미를 모르는 것이든, 거짓말에 거침없는 성격이든 심각한 문제다.
□ 이 후보가 "오해"라고만 하지 말고 “말 잘못 했다. 생각이 짧았다”고 사과한다면, 윤 후보가 "그런 적 없다"고 할 게 아니라 “잘못 알았는데 생각이 바뀌었다”고 반성한다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2일 마지막 TV토론회가 진실의 공방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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