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남 탓 말라"...국민의힘 갈등 '김종인 VS 홍준표'로 번지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김종인 위원장 향해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댓글 6개 달며 반박
"자기 밑에 오라는 거냐...그거 피해 대구 선대위"
"이준석 갈등 정리도 못하면서 갈등 왜 일으키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11월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정권교체에 방관자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향해 "자신의 무책 무능을 다른 사람 탓한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당 내분 상황에서 새 갈등 만들지 말라고도 경고했다.

홍 의원은 31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김 위원장이 홍 반장님 보고 방관자적 자세라네요'라는 지지자의 글에 "방자하다. (나는) 이미 선대위 참여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뉴스1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선대위 내홍을 짚으며,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경선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 하나같이 정권교체를 외쳤는데 지금은 마치 자기네들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처럼 방관자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그 집념이 있으면 다 들어와서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과 손잡으며 외견상 '결집' 구도를 형성한 것과 대조적으로 "국민의힘 문제가 바로 그것"이라는 설명이다.

홍 의원은 '방관자적 자세'라는 인터뷰를 인용한 지지자 글에 6개 댓글을 달며 불만을 토로했다. "나더러 정책도 방향도 다른 자기 밑으로 들어오라는 거냐"면서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 그걸 피해서 지역구인 대구선대위로 간 거다. 중앙에 있으면 매일 노선으로 의견이 갈릴 텐데 그게 무슨 대선에 도움이 되겠나. 벌써 질 때 대비해 변명할 구실만 찾지 말고 제 역할이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이미 윤 후보 만났을 때 내 역할은 전했고 공유한 바 있다.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도 정리 못하면서 어찌 새로운 갈등을 유발하느냐, 어처구니없다"고 덧붙였다.

선대위 고문 맡았지만 "처가 비리를 쉴드 칠 자신이 없다"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 캡처.

홍 의원은 김 위원장에 관한 다른 지지자들의 글에도 "느닷없이 자기 책임을 남에게 돌린다", "책임 전가하니까 화가 난다"며 댓글을 달며 불쾌한 기색을 여과 없이 내비쳤다. '김종인에게 너무 신경 쓰지 말라'는 글에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선거"라고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해당 발언을 언급한 다른 회원의 글에는 "(김 위원장이) 다급했나 보다. 나는 이미 선대위에 들어가 있다"고 언급했다.

'매머드(급 선대위)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글에는 "선대위 해체하고 슬림으로 재구성, 모든 국회의원 당협위원장은 하방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면초가에 놓인 윤석열' 기사를 인용해 '강 건너 불구경 언제까지 하실 건지요'라고 묻는 지지자 글에는 "처가 비리를 쉴드 칠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윤 후보 선대위에서 대구시당 상임 고문을 맡고 있다. 그는 15일 '청년의꿈'에 윤 후보 선대위 합류 소식을 전하며 "백의종군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역할이 없는 대구 선대위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 그것마저 거부하면 방관자라고 또 시비 걸 테니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